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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부패란, 정치가의 부정축재를 말하는 게 아니야. 그건 개인의 부패에 지나지 않지. 정치가가 뇌물을 받아도 그걸 비판하지 못하는 상태를 정치의 부패라고 하는 거다.
– 楊文里
인류 역사상 공동체에서 떨어져서 존재한 사람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인간은 다른 사람과 밀접한 공간에서 서로와 관계를 형성하고, 교류하며, 때로는 서로 돕기도 하고, 유감스럽게도 때로는 서로에게 해를 가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사회는 자동적으로 어떤 규칙(規則)을 형성해나가게 된다. 그런 규칙은 단순한 감정적 선호에서 시작하여, 도덕과 예절로 발전하고, 윤리와 예법으로 나아가, 현대 사회에선 법률이라는 이름으로 고도화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고도화 과정은 사회의 발전과 함께한다.
어떤 사회의 성격을 알고 싶다면, 그 사회에서 하는 특정 행동이 저기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 그리고 어떤 평가를 받는가를 살펴보면 된다. 이를테면 조선시대에는 예법이 고도화되었고, 그것이 통치의 수단이었지만, 현대 한국에서는 제사 과정에서의 문제는 단순히 도덕적 문제일 뿐, 그것이 어떤 법률적인 문제로 발전하거나 중요한 정치문제가 될 수는 없는 식이다(예송논쟁은 현대 한국으로 치면 헌법해석의 논쟁과 비슷하다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동의 상당수 사회에서 행해지는 명예 살인은 그들의 가치판단 체계가 근대화된 지역과 어떤 차이를 지니는지를 드러낸다.
이런 맥락에서 대한민국 국군과 같은 집단이 욕을 먹는건, 거기 구성원들이 개별적으로 일반 사회보다 무능하거나 비도덕적이어서가 아니라(실제로 그럴 수도 있다는건 차치하고), 탈도덕적 행동이 당연하다고 여겨지고 나아가 이를 옹호하고 조장하는게 그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하나의 도덕률 마냥 행해지기 때문이다. 공동체가 자신들이 입힌 피해나 탈도덕적 행동은 최대한 축소하고 오히려 내부고발자를 잡아내는 지경에 이른다면 그 집단은 자정능력을 상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경우는 외부에서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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